고물상

버리지 못한 물건을 2년 동안 붙잡고 있었습니다. 몇 번이고 지나쳤던 길에서, 그날 처음 고물상이 보였습니다.

오래된 종이 상자들이 쌓여 있는 모습. 버리지 못한 재고와 지나간 시간을 상징하는 이미지.
버리지 못한 것들.

"이제 물건 좀 빼주셔야겠습니다."

거래처 사장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. 잠깐만 자리를 빌리겠다는 부탁이 어느새 꽤 길어져 있었습니다. 이제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습니다.

회사 물류를 맡기던 창고를 갑자기 쓸 수 없게 되었을 때, 나는 급하게 거래처 사장에게 부탁해 물건을 공장 한쪽에 내려놓고 왔습니다. 정리라기보다 쌓아 두고 온 것에 가까웠습니다.

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차를 몰고 그곳으로 갔습니다. 쌓인 박스 사이를 뒤져 주문받은 물건 하나를 꺼냈습니다. 하나 팔자고 왕복하는 날이 늘었습니다.

그 제품은 2년째 접을까 말까 고민하던 물건이었습니다. 그 박스 안에는 내 돈과 내 시간이 들어 있었습니다. 쉽게 접을 수는 없었습니다.

사정을 들은 지인이 자기 회사 창고에 자리가 많으니 갖다 놓으라고 했습니다. 고마웠지만, 다시 옮길지 버릴지 결정하기 어려웠습니다. 어쨌든 물건은 빼줘야 했습니다.

평소 나를 잘 도와주던 친구에게 화물차를 어디서 알아보면 되는지 물었습니다.

"내가 차 가지고 갈게. 같이 옮기자."

친구는 그렇게 말했습니다.

해가 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친구의 트럭이 도착했습니다. 트럭에 올라타 공장으로 향했습니다.

아래쪽 박스들은 습기를 먹어 모서리가 흐물흐물해져 있었습니다. 하나를 열어 보니 안에 든 제품에도 얼룩이 올라와 있었습니다.

박스 더미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었습니다.

공장 담 너머에 고물상 간판이 서 있었습니다.

처음 물건을 내려놓은 날부터 몇 번을 드나든 곳이었습니다. 눈에 익은 풍경이었는데, 그 간판은 그날 처음 보였습니다. 마치 어젯밤에 누가 세워 놓고 간 것처럼 선명했습니다.

나는 들고 있던 박스를 내려놓고 고물상으로 걸어갔습니다.

고물상 주인은 박스들을 쓱 둘러보더니, 오늘은 날이 저물었으니 내일 치우고 돈을 입금하겠다고 했습니다.

다음 날 물건을 모두 치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.

그렇게 매겨진 값은 제품 원가의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.

돈은 친구에게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.

몇 번이고 지나온 자리에서 나는 왜 고물상이 보이지 않았을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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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주 월요일, 통과 편지를 보냅니다. 지금 어떤 시간을 지나고 있든, 함께 통과하는 보이지 않는 동료가 되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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